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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면에 경사 났네!

작성자 :
유응교
날짜 :
2005-10-31
조회수 :
24
우리 면에 경사났네!

槿岩/ 유응교


남쪽나라
보성 차 밭이 끝나는 작은 면에
시인이 시집을 내자
면장이 우리 면에 경사라고
일금 백만 원을
시인에게 내놓았다.
가난한 면장이
더 가난한 시인에게!

그리고 커다란 플래카드가
전신주위에 내걸렸다.
사법고시합격자가
나왔을 때
내건 자리보다 더 위로
산업계장이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
권력과 명예를 가진 자 보다
아무 힘없는 시인을 위하여!

그리고 그 플래카드에는
“이형래 자 삼남 이창수 시인 경축“
이라고 씌어 있는데
시인의 아버지 함자가
두 배는 크게 씌어 있었다고 한다.
뉘 네 집 자식인가가 더 돋보이는 마을이
아직도 우리 땅에 있고
면장이 성금을 쥐어주며
사법고시생보다 더 높게
플래카드를 내건 산업계장이
우리 곁에 아직도 있구나.

한국시인 협회 회원들은
세 번이나 박수를 쳤다
그리고 함께 소리 내어 웃었다.

그런데 그 면장이 읍장으로 승진되었단다.








槿岩 /유응교(전북대 공대 건축과 교수, 공학박사 , 시인,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출생)

2005년 10월29일-30일에 전주 한옥 마을에서 한국시인협회 회원 200여명이 모여 이틀동안 시낭송과 세미나를 가짐. 시 낭송에 나온 이창수 시인이 금년 3월에 시집을 내자 면장이 격려금을 내놓고 플래카드를 걸었다는 말에 우리 모두 웃었음 2005-10-30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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